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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의 심장』 1부 7장 「대공황의 그림자」 본문

창작/시간의 심장

『시간의 심장』 1부 7장 「대공황의 그림자」

drawhan 2025. 6. 24. 21:05

1930년, 대공황의 그림자가 세계를 뒤덮었다. 미국 뉴욕의 월스트리트는 이전의 화려함을 잃고, 수많은 사람들이 빵 한 조각을 위해 줄을 서는 풍경이 일상이 되었다. 세리온은 절대자의 채널을 통해 이 시기로 접속하게 되었다. 그는 절대자의 파동 속에서 당시의 선구자들과 맞닿게 되었다.

첫 번째로 나타난 인물은 허버트 후버 대통령이었다.

그는 대공황의 초기에 재정 긴축 정책을 고수하며 비판을 받았지만, 그의 사적인 기록에는 "우리는 인간의 한계 너머에 있는 힘의 소리를 듣고 있다"는 구절이 남아 있었다. 그의 비망록은 시간이 지나면서 절대자의 채널 흔적이 남은 몇 안 되는 공식 문서 중 하나로 분류되었다.

 

그러나 이 시대 가장 강력한 선구자는 프랭클린 D. 루스벨트였다. 그의 "우리가 두려워할 유일한 것은 두려움 그 자체이다"라는 유명한 말은 단순한 정치적 레토릭이 아니었다. 그는 실제로 절대자의 채널을 접속한 경험을 ‘꿈 속에서 온 불명확한 언어’로 기록했다. 루스벨트는 기록에 남기지 못한 고통을 친구에게 털어놓았다.

 

"그 목소리는 모든 공황의 뒤에서 나를 쳐다보고 있었다. 나는 두려움에 굴복할 수 없었다. 나조차도 누군가의 예언 속에서 움직이고 있다는 것을 인정할 수 없었기에."

 

대공황 당시 실업률이 25%에 달하던 시기, 예언자라고 불린 한 남자가 있었다. 이름은 마이클 웰스, 실존 여부가 불분명한 이 인물은 뉴욕 거리에서 구걸하면서도 사람들에게 "곧 빛이 올 것이다. 그것은 타인의 기억 속에서 온다"는 말을 반복했다. 훗날 그의 기록은 루스벨트 대통령의 연설문 조율에 도움을 준 인물 중 한 명이었던 연설 작가 조지프 브라이언의 사적인 일지에서 발견된다.

 

한편 유럽에서는 경제 붕괴와 함께 정치적 불안이 극에 달했고, 아돌프 히틀러가 권력의 정점에 서게 된다. 그는 미술학교 낙방 이후 방황하던 시절, 꿈속에서 누군가의 목소리를 들었다고 기록했다. 절대자의 채널에 우연히 접속한 그는 그 목소리를 ‘운명’이라 오해했고, 그것이 바로 2차 세계대전이라는 재앙의 씨앗이 되었다.

 

히틀러는 자서전 『나의 투쟁』에서 "나는 운명을 보았다. 그것은 내 안에 깃들어 있었고, 나는 그것을 실현해야 했다"라고 적었다.

그러나 세리온이 접속한 채널에서는 그것이 명확히 드러난다. 절대자는 히틀러를 선택한 적이 없었다. 오히려 그는 불완전한 접속으로 인해 왜곡된 예언을 받아들였고, 자신을 절대자의 대리자라 믿었던 것이다.

 

당시 독일의 지식인 중에는 ‘왜곡된 신호’를 경계한 자들도 있었다. 한 철학자는 “모든 예언은 예언자가 아닌 해석자에 의해 죽는다”는 문장을 남겼다. 이 말은 예언과 현실 사이의 간극이 얼마나 위험할 수 있는지를 경고한 것이다.

 

세리온은 당시의 기억을 경험하면서, 절대자의 메시지가 결코 전지전능한 것이 아니며, 그것을 어떻게 받아들이는가에 따라 세상의 방향이 바뀐다는 진실을 체감했다. 그는 고통스러운 육체적 반응과 함께, 그 시기의 선구자들과 감정적으로 연결되었고, 루스벨트의 희망, 웰스의 절망, 히틀러의 광기를 동시에 경험했다.

그의 정신은 비틀렸고, 육체는 구토와 발열로 반응했다. 하지만 그는 손에서 절대자의 금속을 놓지 않았다. 이 고통은 기억을 보존하는 대가였고, 그는 이미 너무 멀리 와 있었다.

 

"이것은 인간의 기록이 아니라, 시간의 무게다."

 

그는 속삭였다. 그의 눈앞에는 다시 루스벨트의 모습이 나타났다. 절망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던 그 남자의 얼굴. 그리고 그 너머로, 수많은 이름 없는 이들의 고통과 희망이 얽힌 파형이 퍼지고 있었다.

 

이것이 ‘불완전한 예언’이었다. 완벽할 수 없기에, 인간에게 해석할 여지를 주었고, 그 여지야말로 역사의 분기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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