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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며사랑하며
『시간의 심장』 1부 1장 「하늘에서 떨어진 금속」 본문
하늘은 붉게 물들어 있었다. 어둠이 내리기 전, 마지막 햇살은 불꽃처럼 타올라 세상을 뒤덮었다. 세리온은 그 순간을 잊을 수 없었다. 그는 깊은 산속 유적지에서 고대 금속 조각을 발굴하던 중이었다. 돌더미 사이에서 빛나는 이상한 파편 하나가 그의 눈에 들어왔다. 평범한 금속이 아니었다. 차가운 촉감과는 달리, 손에 닿는 순간 미묘한 따뜻함이 전해졌다. 그것은 단순한 유물이 아니었다. 그 무엇인가 살아 숨 쉬는 듯한 기운이 스며 있었다.
세리온은 신중히 파편을 들었다. 그 표면에는 알 수 없는 문자와 기호들이 새겨져 있었다. 고대 문명 어느 곳에서도 보지 못한 이형(異形)의 문양들이었다. 그는 그것을 ‘시간의 심장’의 파편이라고 직감했다. ‘시간의 심장’은 수천 년 동안 전해 내려온 전설 속의 물건으로, 그 존재 자체가 신화에 가까웠다. 그 파편이 지닌 힘은 상상을 초월할 것이라는 기대감과 동시에 불안감이 그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그가 파편을 들어 올린 순간, 정신 깊은 곳에서 이상한 울림이 일었다. 그것은 마치 누군가가 그의 뇌에 직접 전화를 걸어오는 듯한 감각이었다. 강렬한 빛과 함께 ‘절대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러나 그것은 음성이라기보다 정신에 스며드는 파동이었다. 그는 자신의 의지와 무관하게 그 목소리를 듣기 시작했다.
“너는 선택받았다.”
그 단어는 그의 머릿속을 맴돌았고, 점점 명확해졌다. 하지만 그 순간, 세리온은 혼란에 빠졌다. 목소리가 의식과 무의식 사이를 들락거리며 그를 휘감았다. 그의 현실감각은 서서히 무너지기 시작했고, 정신의 경계는 흐려졌다. 그는 마치 과거와 현재가 뒤섞인 시간의 소용돌이 속에 갇힌 듯했다.
그때부터 그의 꿈과 현실은 구분이 불가능해졌다. 꿈속에서 그는 고대 도시의 한복판에 있었다. 폐허가 된 광장에 서서 불타는 하늘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그 안에서 수많은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것은 고대 선구자들의 영혼이 흘러넘치는 ‘시간의 심장’의 흔적이었다. 세리온은 그 목소리들 속에서 흑사병 수도사 바르톨로메오, 장영실이 만든 천문장치, 그리고 노스트라다무스의 예언을 읽는 이들의 모습을 보았다.
현실로 돌아온 그는 자신이 단순히 고고학자가 아님을 깨달았다. 금속 파편은 그 자체로 ‘채널’이었고, 그를 선구자들과 절대자의 목소리로 연결하는 매개체였다. 그러나 이 ‘채널’은 위험했다. 점차 세리온은 자신의 기억과 타인의 기억이 섞이고, 때로는 그들 속에 갇혀 버렸다. 자아는 분열했고, 정신은 혼란에 빠졌다.
그가 손에 쥔 금속은 단지 물리적인 물건이 아니었다. 그것은 감정과 기억의 결정체였다. 고대부터 쌓인 고통, 사랑, 증오, 희망, 절망이 모두 응축되어 있었다. 세리온은 이 모든 것을 한꺼번에 느꼈다. 그리고 깨달았다. ‘시간의 심장’은 단순한 유물이 아닌, ‘시간을 품은 심장’이었다. 그것은 인간의 기억과 감정을 담은 영혼의 결절이자, 선구자들이 남긴 진실의 저장소였다.
하지만 진실에 가까워질수록 세리온은 고통에 짓눌렸다. 기억의 파편들이 그를 괴롭혔다. 흑사병으로 죽어가는 수도사의 두려움, 장영실의 좌절과 집념, 노스트라다무스의 불안과 고뇌가 그의 정신에 깊이 새겨졌다. 그리고 절대자의 목소리는 더욱 강해졌다. 그것은 마치 그를 시험하는 것 같았다.
“너는 이 진실을 감당할 수 있는가?”
세리온은 자신이 선택받았음을 받아들였다. 하지만 선택받았다는 것, 곧 ‘시간의 심장’을 지닌다는 것은 축복이 아니라 저주임을 알았다. 그는 자신의 존재가 점점 흐려져 갔고, 어느 순간 자신이 세리온인지, 아니면 바르톨로메오인지 분간할 수 없었다. 두 인격이 겹치고 기억이 서로 얽혔다.
그는 금속 파편을 가슴에 품고, 깊은 잠에 빠졌다. 잠과 깨어남의 경계에서 그는 무수한 목소리와 시선에 둘러싸였다. 그것은 과거, 현재, 미래의 선구자들이 그의 의식 안에서 함께 호흡하는 순간이었다. 그들은 모두 ‘시간의 심장’을 매개로 연결된 존재들이었다.
세리온은 그 순간 비로소 알았다. 그가 걸어야 할 길은 외롭고 험난할 것이다. 수많은 고통과 진실이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리고 그 길 끝에는, 인류가 감당할 수 없는 거대한 ‘절대자의 실체’가 숨겨져 있었다.
그는 한 발짝 내디뎠다.
시간의 심장이 그의 심장과 맞닿았다. 그 순간, 세리온의 존재는 흔들렸고, 그의 눈앞에 거대한 빛의 문이 열렸다. 문 너머에는 수많은 선구자들의 삶과 고통이 펼쳐졌다. 그것은 하나의 우주였고, 세리온은 이제 그 속에 녹아들었다.
“내가 선택받은 자다.”
그는 속삭였다. 그리고 그 속삭임은 시간과 공간을 넘어 퍼져 나갔다.
세리온의 여정은 그렇게 시작되었다.
끝나지 않는 시간 속에서, 그는 ‘시간의 심장’의 비밀을 풀기 위해 걸었다. 그는 더 이상 단순한 인간이 아니었다. 그는 ‘채널’이자 ‘기억’이었고, 수많은 선구자들의 영혼과 연결된 존재였다.
그의 여정은 고통과 진실, 그리고 절대자의 목소리 사이에서 끝없이 반복될 운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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